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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필요한 교육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아이, 생각을 시작하게 하는 방법

by 수쌤 2026. 8. 24.

아이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익숙합니다.

“모르겠어요.”

교실에서 정말 자주 만나는 말입니다.

아이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어서 질문했는데
아이는 고개를 갸웃합니다.

“정말 모르겠어요.”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금 기다려볼까요?

다시 질문할까요?

아니면 답을 알려줘야 할까요?

저는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모르겠어요”라는 말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살펴보면
아이에게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시작할 발판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1. “모르겠어요”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의 “모르겠어요”를
단순히 생각하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어떤 아이에게는 정말 모르는 것입니다.

어떤 아이에게는 알고 있지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또 어떤 아이에게는
틀릴까 봐 대답하기 싫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아이에게는
무엇부터 생각해야 할지 모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모두 똑같이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지만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서로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왜 모르지?”라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생각이 막혔을까?”

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2. 생각은 ‘백지’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자, 자유롭게 생각해 봐.”

라고 말하면
어른에게는 쉬운 말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말일 수 있습니다.

생각하려면
무언가를 떠올릴 재료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학교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고 물었을 때

어떤 아이는 바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말합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는

“모르겠어요.”

라고 합니다.

이때

“왜 생각을 안 해?”

라고 하면 아이의 생각은 더 멀어질 수 있습니다.

대신 질문을 조금 작게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불편한 것은 뭐가 있어?”

아이가 대답합니다.

“급식실에서 줄이 너무 길어요.”

그러면 다시 묻습니다.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제 아이에게는 생각할 재료가 생겼습니다.


3. 생각이 막혔을 때는 질문을 작게 만들어주세요

아이에게 생각을 요구할 때
처음부터 큰 질문을 던지는 것보다
작은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질문이 너무 어렵다면,

“우리 교실에서 버려지는 것은 뭐가 있을까?”

“그중에서 줄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우리가 실제로 해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렇게 질문을 조금씩 좁혀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막연한 ‘환경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구체적인 상황에서 생각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생각의 문턱을 낮춰주는 것입니다.


4. “예를 들어볼까?”도 좋은 출발점입니다

아이에게 생각할 단서를 주는 방법 중 하나가
예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교실을 더 편리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고 물었는데 아이가

“모르겠어요.”

라고 한다면,

“예를 들어 책상 배치를 바꾸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

라고 하나의 예를 던져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아! 그러면 사물함 위치도 바꿀 수 있어요.”

라고 자신의 생각을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예시를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해.”

가 아니라

“이런 방법도 있을 수 있어.”

정도로 열어주는 것입니다.

하나의 예시가
아이의 생각을 시작하게 하는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5. 친구의 생각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혼자 생각하기 어려운 아이에게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는 경험도 도움이 됩니다.

“친구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한번 들어볼까?”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인데요.”

라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순간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도 없던 아이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래서 수업에서는
모든 아이가 처음부터 완성된 답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내 생각을 수정하고 확장하는 과정
도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6. 틀려도 괜찮다는 분위기도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틀리는 것이 두렵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틀리면 어떡하지?”

“친구들이 웃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들면
차라리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래서 생각하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틀린 생각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물론 모든 생각이 맞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틀린 생각을 말할 기회조차 없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점검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저는 아이가 틀린 답을 말했을 때

“아니야.”

라고 바로 끝내기보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무엇인지 들어볼까?”

라고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틀린 답도
다음 생각으로 가는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7. 생각을 끌어내는 데는 ‘기다림’도 필요합니다

7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질문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교사가 질문합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3초가 지나갑니다.

아이가 대답하지 않습니다.

교사는 다시 질문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어?”

또 대답이 없습니다.

그러면 교사는 결국 답을 알려주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아직 생각할 시간이 부족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아이에게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질문을 던진 뒤
잠시 기다려주세요.

아이의 침묵이
반드시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니까요.


‘모르겠어요’를 ‘아직 모르겠어요’로 바꿔보세요

저는 아이들에게
“모르겠어요.”와 “아직 모르겠어요.”는 다르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모르겠어요.”

라고 하면 생각이 끝난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직 모르겠어요.”

라고 하면
앞으로 알게 될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생각하기
찾아보기
질문하기
친구와 이야기하기
실험하기
다시 시도하기

같은 과정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AI 시대에는 이 차이가 더욱 중요합니다.

AI는 모르는 것을 빠르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나는 무엇을 모르는가?”

를 알아차리는 것 역시 중요한 능력입니다.


AI에게 바로 답을 묻기 전에

AI를 활용하면
모르는 것을 아주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궁금한 것이 생기면
바로 AI에게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AI에게 질문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왜 비가 올까?”

라는 질문을 만났다고 해봅시다.

바로 AI에게 답을 묻는 대신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지?”

“내가 궁금한 것은 정확히 무엇이지?”

“내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려면 무엇을 알아봐야 하지?”

를 먼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 AI를 활용하면
AI는 단순한 정답 제공자가 아니라
내 생각을 확인하고 확장하는 도구가 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을 빨리 찾는 힘’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AI 시대에는
정답을 찾는 속도가 점점 빨라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오히려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차리는 힘,
질문을 만드는 힘,
생각할 단서를 찾는 힘,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는 힘,
그리고 다시 생각하는 힘

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르겠어요.”

라는 말이 나왔을 때
그 말을 틀린 답으로 끝내지 않고

“그럼 어디부터 생각해볼까?”

라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교육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오늘 아이가

“모르겠어요.”

라고 한다면
바로 답을 알려주지 말고
이 중 하나를 사용해보세요.

“지금 알고 있는 것은 뭐야?”

“어디까지는 알 것 같아?”

“비슷한 경험이 있었어?”

“친구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예를 하나 들어볼까?”

“그럼 아주 작은 것부터 생각해볼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괜찮아. 아직 모를 수도 있어. 같이 찾아보자.”

라고 말해주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답을 알고 있는 어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기다려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어른
일지도 모릅니다.


생각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아이의 생각하는 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질문 하나를 듣고,

잠시 생각하고,

친구의 생각을 듣고,

내 생각을 다시 바꾸어보고,

실수하고,

다시 시도하는 과정이 쌓이면서
조금씩 자랍니다.

그래서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생각을 많이 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수 있는 경험을 반복해서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르겠어요.”

라는 말이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말을
생각의 끝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그럼 어디서부터 생각해볼까?”

라는 새로운 시작으로 만들 것인지.

그 선택은
어른의 작은 말 한마디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

AI를 활용하여 아이들의 생각을 키우는 

실제 교실 장면을 생생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초등교사의 리얼 노하우, 1수1

오늘의 수업을 연구하고, 내일의 교육을 만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