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캔바에서 QR을 만들었다.
온라인 학급으로 아이들을 초대하기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고, 만들어보고, 확인했다.
QR이 딱 만들어졌을 때의 그 기분이란.
‘됐다!’
내일 아침 아이들이 QR을 찍으면 바로 온라인 학급으로 들어오겠지.
아이들이 신기해하면서 자기 이름을 찾아보겠지.
혼자 꽤 뿌듯했다.
그리고 정말 기분 좋게 출근을 했다.
그런데 역시 교사의 계획은 계획일 뿐이다.
1. 아침부터 QR이 안 된다
아침활동 시간.
아이들에게 QR을 보여주었다.
“자, 얘들아. 여기 QR 찍어보세요.”
아이들이 하나둘 태블릿을 들었다.
찰칵.
그리고…
“선생님, 안 돼요.”
“저도 안 돼요.”
“선생님, 이거 왜 안 돼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완전 멘붕이었다.
분명 어제는 잘 되는 것 같았는데.
내가 뭘 잘못했나?
이것저것 눌러보고, 다시 해보고, 다른 방법도 찾아봤다.
그런데도 안 된다.
아이들은 기다리고 있고, 나는 점점 마음이 조급해진다.
결국 아이들에게 말했다.
“선생님이 좀 더 공부해보고 내일 다시 해보자.”
아이들을 전담교실로 보내고 나니 교실이 조용해졌다.
교실에서 혼자 QR을 바라보고 있으니 조금 허탈했다.
‘어제 그렇게 뿌듯해했는데…….’
역시 새로운 것을 수업에 적용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2. 결국 옆반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혼자 계속 끙끙대다가 결국 옆반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역시 다르더라.
이렇게 저렇게, 요롷게 조롷게.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하나씩 살펴봐 주셨다.
아!
혼자서 몇 시간을 붙잡고 있어도 해결하지 못했던 것이 누군가에게는 금방 보이는 문제였다.
그 순간 옆반 선생님이 얼마나 고맙던지.
3. 전담수업을 다녀온 아이들과 다시 도전
그리고 아이들은 전담수업을 다녀왔다.
“얘들아, 아까 안 됐던 거 다시 한번 해보자.”
아이들이 QR을 찍었다.
찰칵.
그리고 이번에는……
됐다.
온라인 학급 화면이 열렸다.
아이들이 하나둘 온라인 학급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선생님! 저 들어왔어요!”
“저도요!”
“선생님, 제 이름 있어요!”
아이들은 자신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서로 화면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안 된다며 답답해하던 아이들이 이번에는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지른다.
“됐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순간인데 아이들은 정말 신이 났다.

아이들이 QR을 통해 온라인 학급에 참여한 화면
아이들이 자기 이름을 확인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웃음이 났다.
그래. 이게 현실이지.
4. QR 하나에 이틀을 꼬박
온라인 학급 하나 참석시키는 데 이틀을 꼬박 썼다.
QR 하나 만드는 데 시간을 쓰고,
안 되는 이유를 찾느라 시간을 쓰고,
다시 공부하고,
결국 옆반 선생님의 도움까지 받았다.
생각해 보면 정말 별것 아닌 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교사에게는 이런 ‘별것 아닌 일’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긴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서 하나를 찾아보고,
조금 더 편하게 수업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이걸 하면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겠지’ 하며 준비한다.
그리고 막상 수업을 시작하면……
안 된다.
그때부터 또 배운다.
사실 오늘은 조금 지쳤다.
이렇게 하나하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이러다 내가 먼저 지치게 되는 건 아닐까.’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디지털 도구 하나를 익히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익숙한 방법으로 수업하는 것이 훨씬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냥 하던 대로 하면 편할 텐데.
그런데 또 아이들이 자기 이름을 발견하고 박수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아마 이것 때문에 또 해보는 것이겠지.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새로운 경험을 주고 싶어서.
나도 계속 배우는 교사이고 싶어서.
5. 그리고, 또 하나를 배운다.
오늘은 특히 옆반 선생님께 고맙다.
혼자였으면 아마 더 오래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모르는 것을 물어볼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
막혔을 때 “이거 어떻게 해요?”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그것도 교사에게는 참 큰 힘이다.
모든 것을 혼자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르면 배우고,
안 되면 다시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그리고 결국 아이들과 함께 성공하면 된다.
어제는 QR을 만들며 뿌듯했고,
오늘 아침에는 QR 하나 때문에 멘붕이었고,
결국 동료 선생님의 도움으로 수업을 살렸다.
아이들은 자기 이름을 보며 박수를 쳤고,
나는 조금 지쳤지만 웃었다.
어쩌면 교사의 하루는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거창한 성공보다,
아침에 안 되던 것이 오후에는 되고,
혼자서는 안 되던 것이 누군가의 도움으로 해결되고,
아이들이
“선생님, 됐어요!”
라고 외치는 순간에 다시 힘을 얻는 것.
오늘도 그렇게 하나를 배웠다.
그리고 오늘의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래도 잘하고 있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중간에 헤매도 괜찮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위해 다시 해보는 마음을 놓지 않는 것이다.
오늘 아이들의 박수와 환호는
아마 며칠 동안 내가 이 QR을 붙잡고 씨름한 시간에 대한
가장 확실한 보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나는 또 하나 배웠다.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매일 배워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오늘의 QR은 단순한 QR 하나가 아니었다.
그 안에는 이틀 동안의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고,
동료 선생님의 도움이 있었고,
마침내 자기 이름을 발견하고 환호하던 아이들이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지쳤지만,
그래도 꽤 잘한 하루였다고 말해주고 싶다. ❤️
현직 초등교사의 리얼 노하우, 1수1
오늘의 수업을 연구하고, 내일의 교육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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